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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아이를 재우고 조용한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드르륵, 드르륵' 하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적이 있으신가요? 가까이 가보니 아이가 잠을 자면서 이를 갈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치아가 닳는 것은 아닐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아닐까,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잠든 아이 곁에 있다가 이를 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이틀이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며칠 동안 계속 반복되니 괜히 치과를 가야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아이들의 이갈이는 성인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어린아이의 이갈이는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지속 기간이나 함께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진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면서 이를 간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하기보다는 어떤 경우에 지켜봐도 되는지, 언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면서 이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의 이갈이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더욱 불안해지지만 대부분은 심각한 질환보다는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턱과 치아가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유치가 나고 턱뼈가 발달하는 시기에는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이 계속 변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잠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거나 턱을 움직이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치가 모두 나오는 시기나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더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낮 동안 흥분하거나 활동량이 많았던 날에도 이갈이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감정을 말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동안 받은 자극을 잠자는 동안 턱의 움직임으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을 경험했거나 어린이집, 유치원 행사처럼 평소보다 긴장했던 날에는 이를 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비염이나 코막힘처럼 코로 숨 쉬기 어려운 경우에도 이갈이가 함께 나타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입으로 숨을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턱의 위치와 근육 사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서 이를 가는 행동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간혹 부모님들 사이에서는 '이가 갈리면 기생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재는 기생충과 이갈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보다 위생 환경이 크게 좋아진 만큼 단순히 이를 간다는 이유만으로 기생충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불편한 상태를 살피세요

    아이가 가끔 이를 가는 정도라면 대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낮에는 불편함이 없고 식사도 잘하며 치아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일정 기간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횟수가 줄어드는 아이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가는 소리가 거의 매일 들릴 정도로 심하거나 몇 달 이상 계속된다면 한 번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아프다고 하거나 입을 크게 벌리기 힘들어하는 경우,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경우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치아가 눈에 띄게 닳거나 깨지는 모습이 보이는 경우에도 치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치아의 마모가 심하면 씹는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숨이 잠깐 멈추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는 단순한 이갈이가 아니라 수면호흡장애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스트레스 역시 하나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아이가 이를 간다고 해서 반드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생활환경과 수면 상태, 성장 과정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갈이만 보고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관리 방법

    우선 아이의 수면 환경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이나 TV를 오래 보는 습관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이갈이가 줄어드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비염이나 코막힘이 자주 있는 아이라면 코 건강도 함께 관리해 주세요. 코로 편하게 숨을 쉬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잠자는 동안 턱에 들어가는 힘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 딱딱한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양쪽 치아를 고르게 사용하는 습관은 턱 근육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는 일이 있었다면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아이가 이를 갈기 시작했을 때 걱정이 많았지만, 치과 상담을 받아보니 치아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성장하면서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코막힘이 심한 날에는 비염 관리도 함께 해주었는데 예전보다 이를 가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이갈이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성장 과정의 한 모습이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치아와 턱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부모가 너무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의 수면과 생활습관을 함께 살펴보며 차분하게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