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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4명이 만 0~3세 원아 49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이 확인한 학대·방임 행위만 600여 건에 달했습니다. 이 사건을 접했을 때 저도 처음엔 숫자를 다시 읽었습니다. 49명, 600건. 한두 번의 일탈이 아니었습니다.
학대 실형 선고, 그래도 남는 의문
저는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게 정인이 사건 이후였습니다. 그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었던 탓에, 그때부터 아동학대 관련 뉴스를 훨씬 꼼꼼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전까지는 솔직히 어린이집 학대 문제를 막연하게 '가끔 일어나는 일' 정도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직접 목격하거나 내 아이가 피해를 입은 게 아니더라도,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읽고 나면 그냥 넘길 수가 없습니다.
울산지법 제8형 사단독은 주범인 보육교사 A 씨에게 징역 4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습니다. 나머지 교사 3명에게는 징역 1~2년이 각각 내려졌습니다. 여기서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아동학대 범죄자에게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명령하는 재범 방지 교육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봉사 활동이 아니라, 심리 치료와 행동 교정 과정을 포함한 전문 프로그램입니다.
재판부도 짚었듯이, 국공립어린이집은 부모들의 신뢰도가 가장 높은 보육시설입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부모들이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아이에게 맡기는데,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3살 아이에게 10분 만에 물 7컵을 강제로 먹여 구토와 경련을 유발하고, 다른 아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까지 강제로 입에 넣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에 대해 '살인미수' 적용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맹물을 단시간에 과량 섭취할 경우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나트륨혈증이란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상태로, 뇌세포가 부어오르며 경련이나 의식 저하, 최악의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의학적 응급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실형이 선고되면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벌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어떻게 이 많은 교사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서 학대를 이어갈 수 있었는지, 관리·감독 체계는 과연 제 기능을 했는지 물어야 합니다.
- 주범 A 씨: 징역 4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취업제한 10년
- 보육교사 3명: 징역 1~2년, 취업제한 7~10년
- 집행유예 교사 4명: 징역 8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 취업제한 3~5년
- 벌금형 교사 2명: 벌금 200만~300만 원, 취업제한 3~5년
- 어린이집 원장: 관리 소홀 책임으로 벌금 7000만 원
CCTV 의무화와 신고 체계, 둘 다 있어야 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아이를 맡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불안한 건 '내 아이가 말을 못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건의 피해 아동 연령이 만 0~3세였다는 점이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 나이대 아이들은 자신이 당한 일을 부모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습니다. 기사에서 한 아이가 "엄마, 물 먹으면 배가 아파"라고 말했다는 대목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 말이 전부였을 겁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는 현재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영유아보육법이란 영유아의 건강한 보육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어린이집 운영 기준, 교사 자격, 안전 설비 등을 규정한 법률입니다. 하지만 CCTV가 있다고 해서 학대가 자동으로 방지되는 건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35일간의 CCTV 영상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지만, 그 35일 동안 학대는 계속됐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허점은 장비가 아니라 내부 감시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6만 3,166건으로 전년 대비 25.7% 증가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학대행위자 중 부모가 85.3%를 차지했고, 교직원 등 대리양육자에 의한 학대는 1,510건(6.4%)이었습니다. 비율만 보면 부모에 의한 학대가 압도적이지만, 어린이집 같은 보육 현장에서의 학대는 신고 의무자인 교사 본인이 가해자가 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란 직무상 아동학대를 발견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 법적으로 신고 의무를 지닌 사람을 말하며, 보육교사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번 사건의 교사들은 스스로 그 의무를 저버린 것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살인미수 적용을 요청했을 만큼(출처: 서울경제), 이 사건의 행위는 단순한 훈육 일탈과 차원이 다릅니다. 저는 정인이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달 아동학대방지협회에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개인의 처벌만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CCTV 열람 절차 간소화, 내부 신고 보호 강화, 정기 지도·감독 점검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처벌, CCTV, 감독 체계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를 맡기는 부모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자체가 보육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될 때 어떻게 신고하나요?
A. 아동보호전문기관(112 또는 아동학대 신고 전화 112)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증거가 있어야 신고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의심 정황만으로도 신고가 가능하고 오히려 신고 의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신고 후 조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담당합니다.
Q. 어린이집 CCTV 영상을 부모가 직접 볼 수 있나요?
A.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보호자는 원칙적으로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절차가 복잡한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실제로 열람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이 되고 있어,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는 다시 보육 현장에 취업할 수 있나요?
A.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내리면 해당 기간 동안은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실형을 받은 교사에게 최대 10년의 취업제한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취업제한 기간이 지나면 재취업이 가능한 구조여서, 보다 장기적인 자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Q. 아동학대방지 후원은 어디서 할 수 있나요?
A. 아동학대방지협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등 여러 기관에서 정기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정인이 사건 이후부터 매달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데, 금액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관심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이런 사건을 잊히지 않게 하는 작은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번 사건은 한 명의 일탈이 아니었습니다. 교사 10명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치했고, 원장도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어떻게 어린아이들에게 저럴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지금도 해소되지 않습니다.
처벌이 내려졌다고 해서 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현실에서, 보육 현장의 내부 감시 문화, CCTV 열람 절차, 정기 지도·감독 점검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후원을 이어가면서, 이런 사건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것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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