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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시간입니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해 저녁을 챙기고 아이를 씻기고 숙제나 준비물을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 됩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는데 정작 아이와 편하게 이야기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부모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늘어날까요? 육아정책연구소가 일하는 부모 721명의 응답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하는 경우 자녀 돌봄시간이 하루 평균 약 47분 더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처럼 일하는 장소나 출퇴근 시간을 바꾸는 방식과 실제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의 차이도 보여줬습니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연구 결과입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자녀 돌봄시간 얼마나 늘었을까?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에서는 일하는 부모 721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근무 형태와 자녀 돌봄시 간의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조사 대상 부모들이 실제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94시간이었고, 희망하는 돌봄시 간은 평균 4.62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들이 실제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보다 원하는 시간이 하루 약 41분 더 길었던 셈입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직장생활과 출퇴근, 가사 등으로 현실에서는 그만큼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모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하는 부모에게서는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부모의 여러 특성을 고려해 분석했을 때 제도 이용자의 자녀 돌봄시간은 이용하지 않는 부모보다 하루 평균 약 47분 길게 나타났습니다.
47분이라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거나 숙제를 살펴보고, 동네를 산책하거나 잠들기 전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면 모든 가정에서 정확히 47분의 육아시간이 늘어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개인과 가정의 특성을 고려한 연구 분석에서 나타난 평균적인 차이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육아기 단축근무와 재택근무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유연근무제의 유형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한다고 해서 자녀 돌봄시간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재택근무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일하는 장소가 회사에서 집으로 바뀌는 것이지 업무시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에 아이가 있더라도 회의와 전화, 문서 작성 등 정해진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시차출퇴근 역시 출근과 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전체 근로시간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실제 일하는 시간을 줄여 육아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택근무나 다른 유연근무제에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서는 근무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하는 방식이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육아시간을 직접 늘리는 것과 부모가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느끼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제도만 모든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가정의 상황과 직장의 업무 특성에 맞는 제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맞벌이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고, 퇴근 후 시간을 더 알뜰하게 사용하고, 주말에 부족했던 시간을 채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에게 주어진 하루 자체가 부족하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시기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주 생깁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 일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방학이나 재량휴업일처럼 평소와 다른 돌봄이 필요한 날도 있습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모에게 단순히 육아를 더 열심히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실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근로시간을 줄였을 때 소득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직장에서 실제로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담당 업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 가정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따라서 제도를 이용하기 전에는 자신의 근로조건과 현재 적용되는 지원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온 숫자는 47분이었습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몇 시간씩 새롭게 만들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녁 한 끼를 조금 여유롭게 먹는 시간,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듣는 시간, 잠들기 전에 책 한 권을 읽는 시간도 매일 쌓이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중요한 일상이 됩니다.
맞벌이 부모에게 필요한 육아 지원은 무엇인지 생각할 때 단순히 근무 장소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부모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고민한다면 확인할 것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연구 결과와 실제 제도 이용방법은 구분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용 가능한 자녀 연령, 근속기간 등 요건과 단축 가능한 근로시간, 급여 지원 기준은 제도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청을 준비할 때는 오래된 블로그나 커뮤니티 게시글만 참고하기보다 고용노동부와 고용 24 등 공식 안내에서 현재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실제 신청 절차와 필요한 서류를 함께 문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모든 부모에게 같은 근무 방식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어떤 가정은 출퇴근 시간을 바꾸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수 있고, 어떤 가정은 실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죄책감을 갖고 시간을 쪼개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 맞는 제도를 찾아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루 47분이라는 연구 결과는 작아 보이는 시간의 차이가 실제 육아에서는 꽤 큰 차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육아지원제도와 근무제도를 한 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출처
육아정책연구소, 「유연근무제 유형별 일·육아 양립 효과와 정책과제」 관련 연구자료
연합뉴스, 2026년 10월 12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자녀 돌봄시간 관련 보도
고용노동부·고용 24,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안내
※ 이 글은 육아정책연구소 연구 결과와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실제 신청요건과 급여 등은 개인의 근로조건 및 최신 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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