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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세 아이 영어 패드 공부중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영어교육에 대한 고민을 피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괜히 우리 아이만 늦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첫째 때는 영어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실제로 영어유치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이 셋을 키우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영어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빨리 시작하는 것도 장점은 있지만,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지 않고 꾸준히 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며 느꼈던 장점과 한계

    첫째는 5살 때부터 약 2년 반 동안 영어유치원에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영어는 무조건 어릴 때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가정이 꽤 많았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비용은 한 달에 100만 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담이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유치원의 장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영어 환경에 오래 노출되다 보니 발음이 자연스럽고, 영어를 듣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습니다. 영어 동화나 노래를 들을 때도 비교적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리스닝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영어 소리를 많이 들은 경험은 확실히 장점으로 남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유치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영어유치원을 다니지 않았던 아이들도 꾸준히 공부하며 실력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문법이나 단어는 따로 학습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었고, 영어유치원 경험 하나만으로 계속 큰 차이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영어는 단기간의 선행보다 오래 꾸준히 이어가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는 영어학원 대신 자연스러운 영어 노출을 선택했습니다

    첫째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둘째는 영어유치원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현재 8살이 되었지만 아직 영어학원도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저도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한 달에 20만 원, 30만 원씩 영어학원에 보내는 가정을 보면 우리 아이만 늦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도 생깁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에게 맞는 속도로 영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큽니다.

    대신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 동요와 영어 애니메이션을 자주 틀어주었습니다. 저희 집은 TV가 따로 없고 스탠바이미를 활용하는 편인데, 아침에 영어동요나 영어 애니메이션을 틀어놓으면 아이들이 부담 없이 듣게 되었습니다. 카이유, 뽀로로 영어버전, 알파벳송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니 영어 소리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영어책도 공부처럼 읽히기보다는 그림책처럼 자연스럽게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림만 보고 넘기던 아이가 어느 순간 단어를 기억하고, 간단한 문장을 따라 읽기 시작했습니다. 또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패드 속 영어 콘텐츠를 활용해 놀이처럼 접하게 했습니다. 억지로 외우게 하지 않고 재미있게 접근하다 보니 아이도 영어를 공부라기보다 익숙한 소리와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8살 아이가 스스로 영어를 쓰기 시작한 순간

    얼마 전에는 둘째가 혼자 영어 문제집을 다 풀더니 갑자기 영어 노트를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별생각 없이 노트를 건네주었는데, 아이가 혼자 영어 단어를 하나씩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나 안 보고 썼어”라며 뿌듯한 표정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누가 외우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따로 공부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스스로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재미를 느끼면 배움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억지로 시키는 공부는 금방 지치지만, 아이가 스스로 궁금해하고 해보고 싶어하는 공부는 훨씬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문법적으로 완벽하거나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읽고 써보려는 태도가 생겼다는 점이 저에게는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영어학원을 보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영어를 듣고, 보고, 읽고, 따라 하는 시간이 조금씩 쌓이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지금 시기에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성적보다 언어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교육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의 시간

    영어교육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니 영어만큼 중요한 시간도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자유롭게 놀고,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상상하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작은 책처럼 꾸미기도 하고, 동생과 역할놀이를 하며 놀기도 합니다. 아빠와 게임을 하며 웃는 시간도 있고, 날씨가 좋을 때는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시간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들이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 표현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빨리 배우는 것보다 아이답게 충분히 놀고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영어는 필요할 때 더 집중해서 배울 수 있지만,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놀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당장 영어학원을 보내기보다 아이가 영어를 부담 없이 접하면서도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결국 영어교육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영어유치원이 맞는 아이도 있고, 영어학원이 잘 맞는 아이도 있습니다. 반대로 집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는 방식이 더 잘 맞는 아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기보다 우리 아이의 성향과 속도에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둘째가 영어를 싫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배우고 싶어하는 때가 온다면, 그때는 조금 더 체계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영어 실력보다 영어를 좋아하는 마음을 지켜주는 것이 저희 집 영어교육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