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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저희 집도 다시 가습기를 꺼냈습니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겨울에는 거실뿐 아니라 아이들 방에서도 가습기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가습기에 물을 채우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가습기에는 수돗물을 넣어야 할까요? 아니면 우리가 마시는 정수기 물을 넣는 게 더 깨끗하고 좋을까요?

    저는 그동안 별생각 없이 정수기 물을 넣기도 하고 수돗물을 넣기도 했어요. 그런데 찾아보니 가습기에 어떤 물을 사용해야 하는지는 생각보다 단순하게 정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가습기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물도 확인해야 했어요.

    가습기 수돗물 사용해도 될까?

    가습기에 수돗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모든 가습기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품에 따라 수돗물 사용을 안내하는 제조사도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우리 집 가습기의 사용설명서입니다.

    다만 초음파식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어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초음파식이나 임펠러식 가습기가 물속의 미네랄을 실내 공기 중으로 함께 내보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습기를 사용한 뒤 주변 가구나 바닥에 하얀 가루처럼 보이는 것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물속 미네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수돗물의 미네랄은 가습기 내부에 하얀 침전물이나 스케일을 만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초음파식 가습기에서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사용하는 물과 가습기 관리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가열식이나 자연기화식은 작동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초음파식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해당 제품의 안내사항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가습기에는 무조건 수돗물' 또는 '절대 수돗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하나로 정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가습기 정수기 물과 증류수는 같은 물일까?

    저도 처음에는 정수기 물이 더 깨끗하니까 가습기에도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정수기 물과 증류수는 같은 개념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수기마다 물을 정수하는 방식이 다르고 제거되는 미네랄의 정도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에서 마시는 정수기 물이라고 해서 곧바로 미네랄이 거의 없는 증류수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EPA에서는 특히 초음파식과 임펠러식 가습기를 사용할 때 물속 미네랄의 방출과 스케일을 줄이기 위해 미네랄 함량이 낮은 물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distilled'라고 표시된 증류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가습기에 증류수를 사서 넣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제품에 따라 제조사가 권장하는 물과 관리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처럼 가습기가 여러 대라면 먼저 각각의 제품이 초음파식인지, 가열식인지, 자연기화식인지부터 확인해 보는 게 좋겠더라고요.

    정리하면 수돗물, 정수기 물, 증류수 중 무엇이 무조건 최고라고 고르기보다는 가습기 종류와 제조사 사용설명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어떤 물을 쓰느냐보다 가습기 청소가 중요해요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가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가습기 안에 남은 물을 오래 두지 않는 것이었어요.

    솔직히 밤에 가습기를 사용하고 아침에 물이 조금 남아 있으면 버리기 아깝잖아요. 저도 '오늘 밤에 또 사용할 건데 그냥 두지 뭐' 하고 그대로 둔 적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물이 계속 고여 있는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EPA는 휴대용 가습기의 경우 미생물의 증식을 줄이기 위해 물통의 물을 매일 비우고, 내부 표면을 닦아 말린 뒤 다시 물을 채우도록 안내합니다. 또 물때나 침전물이 쌓이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세척제나 소독제를 사용했다면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구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아이들 방에서 사용하는 가습기라면 저는 어떤 물을 넣을지만 고민하기보다 물통 상태를 자주 살펴보려고 해요. 삼남매를 키우다 보면 저녁에는 할 일이 산더미라 가습기까지 매일 챙기는 게 귀찮을 때도 있지만, 물을 비우고 씻고 말리는 습관 정도는 만들어두는 게 좋겠더라고요.

    그리고 가습량을 너무 높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EPA에서는 실내 상대습도가 5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창문이나 벽에 물방울이 맺힌다면 가습량을 줄이거나 사용 시간을 조절하도록 안내합니다.

    결국 가습기 물에 대한 제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수돗물이냐 정수기 물이냐만 따지기 전에 우리 집 가습기의 종류와 사용설명서를 먼저 확인하고, 사용하고 남은 물은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 그리고 물통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올겨울 가습기를 다시 꺼내셨다면 물을 채우기 전에 제품 설명서와 물통 상태부터 한번 확인해보세요. 저도 올해는 "내일 또 쓸 건데" 하면서 남은 물을 그대로 두는 습관부터 고쳐보려고 합니다.

    출처

    미국 환경보호청(EPA), Use and Care of Home Humidifiers
    LG전자 고객지원, 가습기 물 사용 및 관리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