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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아이가 열이 오를 때, 문 연 병원을 찾겠다고 포털 검색하고 전화를 돌리다 지친 적이 있습니다. 그 번거로움을 AI가 통째로 대신해준다는 서비스가 올 연말 국민 앞에 무료로 나옵니다. SK텔레콤·KT·카카오 컨소시엄이 정부 '모두의 AI' 사업자로 선정되어 10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12월 정식 출시됩니다. 단순 검색 도우미가 아니라 예약·결제·행정 처리까지 직접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행동형 AI란 정확히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AI라고 하면 질문에 답해주는 챗봇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모두의 AI'의 핵심 개념은 조금 다릅니다. 세 컨소시엄 모두 공통으로 내세운 키워드가 바로 실행형 에이전트(Agentic AI)입니다. 여기서 실행형 에이전트란, 대화로 의도를 파악한 뒤 외부 앱·서비스를 직접 호출해 예약·결제·서류 발급까지 완료해 주는 AI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비서가 대신 전화를 걸어주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던 기존 AI 서비스들은 대부분 "굿닥 앱에서 확인해보세요"라고 링크를 던져주는 수준이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결국 마지막 단계는 내가 해야 하는구나'라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시연 내용은 달랐습니다. SKT 컨소시엄의 발표에 따르면 문 연 병원을 묻자 AI가 굿닥·티맵 API를 직접 불러 병원에 전화를 걸고 대기 환자 수까지 확인한 뒤 경로를 안내했습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서로 다른 앱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기술입니다. 이 통로를 AI가 스스로 열고 닫으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 바로 이번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는 또 다른 공공 챗봇 수준이겠거니 했는데, 직접 전화를 건다는 시연 내용은 제가 생각하던 AI의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3사 에이전트, 각자 다른 방향을 택했다
같은 실행형 에이전트를 내세웠지만 세 컨소시엄이 공략하는 방식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제 경험상 기술보다 이 '진입 방식의 차이'가 실제 사용자에게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A.X K2'를 중심에 두고, 정부24·PASS와 연계해 증명서 83종 발급부터 개인 건강기록(PHR) 기반 맞춤 진료 제안까지 묶었습니다. PHR이란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기록으로, 병원 방문 이력이나 처방 내역 같은 정보를 포함합니다. 여기에 앱 설치 없이 전화·문자로도 쓸 수 있는 접근법을 더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부모님처럼 스마트폰 앱 설치 자체가 부담인 분들에게는 이 방식이 현실적으로 훨씬 유용할 것 같습니다.
KT 컨소시엄은 '이음 인사이드'라는 전략으로 차별화했습니다. 전용 앱을 새로 쓰는 게 아니라 이미 쓰던 포털 '다음' 검색, 다나와 쇼핑, 무신사 패션 같은 서비스 안에서 같은 AI를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참여사 서비스 접점 합산이 6000만 개 이상이라는 수치는 이 전략의 규모를 보여줍니다. 기반 플랫폼인 '토큰팩토리'는 솔라(업스테이지), 믿음(KT), 바르코(NC AI) 등 여러 국산 모델과 리벨리온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통합 운영해 과업에 맞는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합니다. NPU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칩을 의미하는데, GPU보다 특정 AI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3사 중 유일하게 3D 콘텐츠 생성 기능을 내놓은 것도 KT입니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4900만 명이 쓰는 카카오톡을 진입점으로 삼았습니다. 학습 없이 채팅 목록에서 바로 쓸 수 있고, 카카오 T 택시 예약이나 선물하기 결제를 대화 안에서 처리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개방형 생태계입니다. 외부 개발자가 만든 에이전트를 오픈마켓처럼 들여와 이용자가 고를 수 있는 구조로, '1인 N에이전트' 확장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 SKT: 전화·문자 접근 + PASS 인증 연계 + PHR 기반 건강 제안
- KT: 기존 서비스 안에서 AI 연결 + 국산 NPU 기반 토큰팩토리 + 3D 창작
- 카카오: 카카오톡 4900만 사용자 + 오픈마켓형 에이전트 생태계 + LG 계열 협업
정보격차 해소, 기대만큼 현실적인가
AI가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로 부모님 세대 지인들과 이야기해보면 ChatGPT 계정 만드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료 구독료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어 기반 서비스의 어색함도 진입 장벽이 됩니다. AI가 가져다주는 혜택이 젊고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만 집중된다는 것, 이게 제가 느낀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이번 '모두의 AI'는 그 지점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SKT의 전화·문자 기반 접근, 카카오의 행정안전부 'AI 국민비서' 연계를 통한 고령층 사회보장급여 신청 대행, KT의 전국 유통망과 대학생 IT 서포터스 파견 계획이 모두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내년 예산 2500억 원이 확보됐으며, 이 중 1700억 원은 엔비디아 B200 GPU 2000장 임차 비용으로 책정됐습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예산과 계획이 있어도 실제 디지털 취약계층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면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AI가 잘못된 정보로 예약이나 결제를 처리했을 때 책임 소재, 민감한 개인정보가 컨소시엄 기업들 사이에서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한 기준, 문제 발생 시 사람에게 연결되는 창구까지 함께 준비돼야 합니다. '무료로 제공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국산 AI가 외산 AI를 넘을 수 있는가
AI를 일상에서 활용하면서 제가 가장 자주 느끼는 한계 중 하나가 '한국적인 맥락'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해외 AI 서비스는 국내 병원 이름, 공공 서비스 체계, 세무 용어 같은 부분에서 종종 엉뚱한 답을 내놓거나 처리가 어렵다는 메시지를 돌려줬습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우리 언어와 생활 습관, 사회 시스템에 맞추는 것이 외산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라고 한 말이 저는 실감 있게 들렸습니다.
카카오는 자체 모델 '카나나'와 LG AI연구원의 모델 '엑사원'을 함께 운영하고, 의료 분야에는 루닛의 특화 모델을 별도로 적용합니다. KT는 여러 국산 모델을 과업에 따라 자동으로 조합하는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을 씁니다.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이란 단일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질문의 종류에 따라 가장 적합한 모델을 골라 연결하는 운영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쓰면 한 모델의 약점을 다른 모델이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10월 베타서비스, 12월 정식 출시라는 일정을 고려하면 아직 검증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도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기존 민간 AI와 비교해 어떤 실질적 차이가 있는지는 출시 이후 실사용 데이터로만 증명됩니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월간 이용자를 2030년까지 30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 숫자가 실현되는지가 결국 서비스의 성패를 보여줄 것입니다(출처: 매일경제).

자주 묻는 질문
Q. 모두의 AI는 언제부터 쓸 수 있나요?
A. 2026년 10월 베타서비스가 시작되고, 12월 정식 출시됩니다. 다만 모든 기능이 동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서비스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정부 주도 서비스는 초기 기능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실제 활용 가능한 수준인지는 베타서비스 이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SKT·KT·카카오 중 어느 서비스를 써야 하나요?
A. 세 서비스는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진입점이 다른 서비스는 병행해서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앱이 불편한 분이라면 전화·문자 기반인 SKT, 기존 다음이나 무신사를 자주 쓴다면 KT, 카카오톡 중심으로 생활하는 분이라면 카카오 서비스가 체감상 더 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Q. AI가 예약이나 결제를 대신하면 개인정보는 안전한가요?
A. 이 부분이 제가 가장 주의 깊게 보는 지점입니다. SKT는 PASS 본인인증과 신한·하나카드 결제를 연동하고, 카카오는 카카오T·선물하기 결제를 대화 안에서 처리합니다. 이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한다는 원칙은 있지만, 금융정보와 개인정보가 컨소시엄 참여사 간에 어디까지 공유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서비스 출시 시점에 약관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스마트폰을 잘 못 쓰는 부모님도 쓸 수 있나요?
A. SKT 컨소시엄은 앱 설치 없이 전화와 문자로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음성 기반 '전화 AI'를 병행 운영할 예정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이런 서비스는 홍보와 실제 접근 편의성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어, KT가 계획한 전국 유통망 오프라인 지원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운영되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결론
AI를 활용해 일을 하다 보면 '이게 되네?'라는 순간이 반복되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이 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어느 정도 겪었지만, 그 기회 자체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는 않다는 걸 주변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모두의 AI'가 지향하는 방향, 즉 검색 도우미를 넘어 실제 생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국산 실행형 에이전트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구상은 분명히 의미 있습니다.
다만 2500억원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만들었다'는 성과보다 '실제로 계속 쓴다'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 기준, AI 오작동 시 책임 체계, 사람이 개입하는 안전장치까지 함께 갖춰진 서비스인지를 출시 이후 냉정하게 확인할 생각입니다. 10월 베타서비스가 열리면 제가 직접 써보고 비교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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