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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당황스럽습니다. 저도 둘째가 처음 그 말을 꺼냈을 때 감기 기운인가 싶어서 그냥 쉬게 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뒤늦게 찾아보니 우리나라 학생 중 반복적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29%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흔한 증상이었습니다.

    아이 두통의 정체,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뉩니다

    두통을 분류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개념이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입니다. 이차성 두통이란 감기, 부비동염, 눈·코·귀 질환처럼 특정 원인 질환이 있어서 머리가 아픈 경우를 말합니다. 반면 일차성 두통은 뇌 자체의 과민성, 즉 신경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두통으로, 별다른 원인 질환이 없어도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일차성 두통 중에서도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은 성격이 꽤 다릅니다. 편두통은 통증의 강도가 높고 지속 시간이 길며, 구역질이나 구토, 밝은 빛이나 소리에 대한 예민함 같은 동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광과민성이란 빛 자극에 뇌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현상으로, 편두통 환자가 어두운 방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반면 긴장형 두통은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고 동반 증상이 적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뒤늦게 연결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둘째가 어릴 때 유독 차멀미를 심하게 했고, 이유 없이 배가 아프다고 자주 투정을 부렸는데, 사실 이것도 두통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일수록 두통을 머리 통증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복통이나 어지러움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출처: 대한소아신경학회).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유전 가능성입니다. 부모나 가까운 친척 중에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이 있는 경우가 50% 이상이라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진통제만 먹고 병원을 안 다녀서 정식 진단을 받지 않으셨더라도,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때 머리가 자주 아팠던 분이라면 이미 두통 체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 역시 제 어린 시절 기억을 돌이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통이 흔한 증상이라고 해서 모든 두통을 가볍게 넘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뇌종양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5명 미만으로 드문 질환이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 징후는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목록을 정리해 두고 아이를 관찰하게 되었을 만큼, 한번 숙지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위험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두통이 너무 심해서 잠에서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두통이 심한 경우
    • 두통과 함께 경련, 발작, 또는 신체 일부 마비가 나타나는 경우
    • 시력 변화,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과 성격의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
    • 1~2개월 사이에 두통의 강도가 급격히 심해지는 경우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기질적 원인을 배제해야 합니다. 여기서 기질적 원인이란 뇌 구조 자체에 물리적인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의미하는데, 뇌종양이나 뇌출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행히 저희 둘째는 이런 위험 징후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충분히 자고 쉬면 대부분 좋아졌고, 피곤한 날이나 늦게 잠든 다음 날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수면 부족이 두통에 이 정도로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그전까지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

    두통 관리에서 비약물적 치료의 기본은 생활 습관 교정입니다. 비약물적 치료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수면, 식이, 자세,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전반을 조정하여 증상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규칙적인 수면, 충분한 수분 섭취,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시간 단축, 카페인 음료 제한이 핵심입니다. 아이가 약을 먹기 전에 이 부분부터 점검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쉽게 가라앉지 않을 때 비로소 연령과 체중에 맞는 진통제를 고려하되, 월 10일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소아신경학회).

    아이 두통이 반복된다면 꾀병으로 치부하거나 반대로 큰 병일 것이라는 극단적인 판단보다, 언제,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아픈지를 두통 일기로 기록해 두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첫걸음입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패턴을 파악하고 나면 아이에게도 설명해 주기 훨씬 쉬워집니다. 반복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하게 감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의 증상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ns.or.kr/bbs/disease/list?categor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