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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시작되면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거나 축 처지는 모습을 보고 감기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하지만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감기가 아니라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일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더위에 오래 노출되면 온열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질병관리청도 폭염 기간에는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를 온열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여름철에는 아이가 열이 나면 가장 먼저 감기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밖에서 오래 놀았거나 더운 차 안에 있었던 경우라면 감기와 다른 신호는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이 열사병 초기증상과 감기의 차이, 그리고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응급 대처법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가 더위 먹었어요, 열사병 초기증상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둘째가 놀이터에서 한참 뛰어놀고 집에 왔는데 얼굴이 평소보다 많이 빨개져 있었습니다. "더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축 처져 있고, 물도 잘 마시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감기가 시작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콧물도 없고 기침도 없었습니다. 시원한 곳에서 쉬게 하고 물을 조금씩 마시게 하니 다행히 컨디션이 돌아왔지만, 그 일을 계기로 여름철에는 감기뿐 아니라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사병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입니다. 많은 부모가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라고 생각하고 집에서 쉬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열사병은 빠른 조치가 필요한 응급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체온이 40℃ 이상으로 오르면서 의식 저하나 이상 행동이 나타나면 열사병을 의심하고 즉시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감기와 가장 큰 차이는 발생 상황입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기침, 콧물,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열사병은 폭염 속 야외활동이나 차량 안, 운동장 등 더운 환경에 있었던 이후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기는 서서히 열이 오르면서 몸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열사병은 갑자기 고열이 발생하거나 심한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극심한 피로감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멍한 모습을 보이거나 대답이 느려지고 의식이 흐려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 감기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열사병이 의심될 때 부모가 해야 하는 응급 대처법

    아이에게 열사병이 의심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더운 환경에서 즉시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햇볕 아래에 있다면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실내로 이동시키고, 몸을 조이는 옷은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의식이 또렷한 상태라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마시도록 도와 수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의식이 흐리거나 반복적으로 구토하는 경우에는 억지로 물을 먹이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체온을 낮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거나 선풍기 또는 에어컨을 이용해 몸을 식혀줄 수 있습니다.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를 중심으로 냉각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열사병 환자는 가능한 한 빠르게 체온을 낮추는 것이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간혹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열사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입니다. 특히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여름철 아이 열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열사병은 응급 대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폭염이 심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하고, 아이가 운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갈증을 느끼기 전에 조금씩 수분을 보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 옷을 입히고, 모자나 양산을 활용해 햇볕을 직접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특히 보호자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이를 차량 안에 혼자 두지 않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해도 차량 내부 온도는 매우 빠르게 올라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더운 날씨에 평소보다 기운이 없거나 심하게 보채고,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무리해서 일정을 이어가기보다 충분히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아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모두 감기는 아닙니다. 더운 환경에 있었는지, 호흡기 증상이 함께 있는지, 의식은 또렷한지 등을 함께 살펴보면 감기와 온열질환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열사병은 빠른 대응이 중요한 응급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위에 훨씬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더위를 먹는다는 말을 가볍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이가 더운 날 밖에서 오래 놀았다면 물을 충분히 마셨는지, 얼굴이 지나치게 붉지는 않은지 한 번 더 살펴보게 됩니다.

    작은 관심이 큰 응급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저도 아이들과 외출할 때 물병을 꼭 챙기고, 가장 더운 시간에는 무리한 야외활동을 피하려고 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에게도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