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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던 아이가 요즘은 하루에 다섯 시간 넘게 SNS를 보고 있다. 틱톡에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한다. 스마트폰을 그만 보라고 하면 싸움이 시작되고, 사용시간을 정해보자는 말에도 심하게 반발한다.
중학생이 된 첫째를 보면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시기가 온다고는 하지만, 스마트폰을 둘러싼 갈등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지, 스스로 조절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판단하기조차 쉽지 않다.
청소년 SNS 중독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사용을 조절하기 어려워지고 수면이나 학교생활, 가족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관련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부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청소년 SNS 중독, 하루 몇 시간부터 문제가 될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사무소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조사에서 청소년의 약 11%가 문제적 SNS 사용 양상을 보였다. 2018년 조사에서 나타난 7%보다 높아진 수치다.
이 조사는 유럽, 중앙아시아, 캐나다의 44개 국가와 지역에서 11세, 13세, 15세 청소년 약 28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이 수치를 우리나라 청소년의 SNS 중독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청소년의 SNS 사용 문제가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용시간이 아니다. 문제적 SNS 사용은 자신의 사용을 조절하기 어렵고,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는 양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숙제와 식사를 계속 미루거나, 사용을 줄이려고 해도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원래 즐기던 활동에 관심이 줄어드는지도 관찰할 수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화면을 보는 시간뿐 아니라 아이가 이용하는 콘텐츠, 수면과 운동,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 등을 함께 고려하는 가족 미디어 사용 계획을 권장한다.
따라서 하루 다섯 시간 이상 SNS를 사용한다고 해서 곧바로 중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시간 때문에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있다면 사용습관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학생 딸의 틱톡과 인스타그램, 하루 5시간이 넘었다
우리 집 첫째는 중학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다. 틱톡에 직접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며 하루에 기본 세 시간 이상을 사용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친구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며 두 시간 넘게 보내기도 한다.
두 앱을 사용하는 시간만 합쳐도 하루 다섯 시간이 넘는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SNS로 연락하고 유행하는 영상을 공유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용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커졌다.
가장 힘든 부분은 스마트폰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다. 그만 보라고 하면 결국 싸우게 된다. 무조건 금지하는 대신 서로 시간을 정해보자고 해도 싫다고 한다. 좋게 설명해도 심하게 화를 내고 반발하니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구글 패밀리링크를 이용해 사용시간을 줄여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설정한 제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아이는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패밀리링크를 우회하거나 해제하는 방법을 공유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혹시 우리 아이도 그런 방법을 알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지금은 적당히 사용하라고 계속 이야기하면서 예전처럼 책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책을 빌려다 주고 있다. 하지만 틱톡 영상을 만들고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재미에 빠진 아이에게 책을 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무엇보다 속상한 건 아이의 말투와 행동까지 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투와 행동을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부모가 무언가를 제한하려고 하면 강하게 반발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모두 SNS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학생이 되면서 친구 관계가 중요해지고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사춘기의 변화일 수도 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갑자기 늘어난 만큼 부모로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정하자는 말에도 화내는 아이, 기다려줘야 할까?
요즘 가장 궁금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스스로 스마트폰을 조절하게 되는지다. 사용시간을 정하자는 말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지금은 기다려주는 것이 맞는지, 갈등이 생기더라도 제한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가족마다 상황에 맞는 미디어 사용 계획을 세우고, 자녀와 함께 규칙을 정하며 주기적으로 조정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수면이나 운동,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밀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권고를 실제 가정에서 적용하려면 처음부터 모든 사용시간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생활시간을 먼저 정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잠자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정해진 장소에 보관하기
- 식사시간과 가족이 대화하는 시간에는 휴대전화 내려놓기
- 숙제나 공부 중에는 SNS 알림을 끄기
- 평일과 주말의 사용시간을 구분해 함께 정하기
- 정한 규칙이 현실적으로 지켜지는지 일정 기간 후 다시 확인하기
특히 수면은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취침 한 시간 전부터 화면 사용을 피하고, 밤에는 스마트폰을 침실 밖에 두는 방법을 권고한다. 늦은 시간까지 짧은 영상을 보거나 친구들과 대화하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계속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규칙을 정하면 아이가 반드시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집처럼 사용시간을 정하자는 말에도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에는 서로 감정이 격해진 순간을 피해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SNS가 왜 중요한지 먼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친구들과 연락해야 하는 시간인지, 영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인지, 별다른 목적 없이 계속 영상을 보고 있는 시간인지에 따라 해결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아이의 반발이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규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아이의 의견을 듣는 것과 수면이나 건강을 위해 필요한 기준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대화가 계속 어려워지거나 학교생활과 수면에 뚜렷한 문제가 생긴다면 청소년 상담기관이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패밀리링크도 소용없다면, 부모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관리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 중 하나가 구글 패밀리링크다. 앱별 사용시간을 설정하거나 특정 앱을 차단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사용시간을 줄여도 제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 답답했다. 이럴 때는 아이가 일부러 설정을 해제했다고 의심하기 전에 실제로 관리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글 공식 도움말에 따르면 앱 제한 기능은 지원되는 기기와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시스템 앱은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앱 차단 역시 기기의 인터넷 연결 상태 등에 따라 적용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부모 계정과 자녀 계정이 올바르게 연결되어 있는지, 자녀가 실제로 사용하는 기기가 관리 대상인지, 앱별 제한과 전체 기기 사용시간이 각각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기기나 앱의 설정에 문제가 있다면 구글 공식 도움말을 참고해 점검할 수 있다.
기술적인 제한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습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제한을 걸고 아이는 이를 피하려고 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가족 사이의 신뢰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패밀리링크는 아이를 감시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가족이 합의한 규칙을 실천하도록 돕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아직 규칙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반드시 제한해야 하는지부터 다시 대화해 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SNS를 법으로 제한하면 해결될까?
첫째와 스마트폰 문제로 계속 부딪히다 보니 요즘은 아동과 청소년의 SNS 사용을 법적으로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주변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와 매일 사용시간을 두고 싸워야 하는 상황을 개인 가정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친구들이 모두 SNS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우리 아이에게만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SNS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정보를 얻으며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공유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 역시 틱톡에 직접 영상을 만드는 활동을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SNS의 장점을 경험하면서도 과도한 사용이나 유해 콘텐츠, 개인정보 노출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WHO 유럽지역사무소 역시 청소년의 건강한 디지털 사용을 위해 디지털 문해력 교육, 정신건강 지원, 온라인 환경의 안전성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연령 제한 여부뿐 아니라 플랫폼의 책임, 학교의 교육, 가정의 역할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기준이 더 구체적으로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부모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정마다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아이가 SNS를 완전히 끊는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심심하지 않고, 책을 읽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직접 만나 노는 즐거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때문에 매일 싸우는 대신 아이와 다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지키고 싶다.
출처
-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사무소, 「Teens, screens and mental health」, 2024년 9월 25일
WHO 공식 발표 바로가기 -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사무소, 「A focus on adolescent social media use and gaming in Europe, central Asia and Canada」, 2024년
WHO 연구보고서 바로가기 - 미국 소아과학회(AAP), 「How to Make a Family Media Plan」
AAP 가족 미디어 사용 계획 안내 - 미국 소아과학회(AAP), 「Screen Time Affecting Sleep」
AAP 수면과 화면 사용 안내 - Google For Families 고객센터, 「자녀의 Google Play 앱 관리」
패밀리링크 공식 도움말
※ 본문에 소개한 해외 연구 수치는 조사 대상 국가와 연령에 해당하며, 한국 청소년 전체의 SNS 중독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SNS 사용시간이나 부모와의 갈등만으로 의학적 진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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