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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첫째는 어릴 때부터 행동이 느린 아이였습니다. 밥 먹는 것도 느리고, 준비하는 것도 느리고, 어딘가 이동하는 것도 늘 한 박자 늦었습니다. 어릴 때는 단순히 차분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워낙 생각이 많고 혼자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느린 모습이 더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공부 속도와 생활 습관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부모로서 고민이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답답한 마음에 재촉하고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아이를 관찰할수록 단순히 게으른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느린 성향을 가진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점과 부모로서 배운 것들을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느렸던 아이, 단순한 성격일까?
첫째는 어릴 때부터 모든 행동이 느린 편이었습니다. 아침에 옷을 입는 것도 오래 걸렸고, 밥 한 끼를 먹는 데도 가족 중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아이는 또래보다 생각이 많은 편이었고,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보다 책을 읽거나 상상 놀이를 하는 것을 더 즐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도 교실과 급식실 위치를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같은 길을 여러 번 다녀도 금방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아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들 중 일부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 천천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행동이 느린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을 더 많이 관찰하고 생각한 뒤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검토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첫째 역시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오래 고민하고, 한 번 시작하면 깊게 몰입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결과만 보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준비를 마쳤는데 내 아이만 아직 시작도 안 한 모습을 보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 때문에 "왜 이렇게 느려?", "빨리 좀 해"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처리 속도를 가진 아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공부 속도와 사춘기의 변화
초등학교 때까지는 느린 성향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공부량이 많아지고 시험 시간이 중요해지면서 속도가 눈에 띄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학 문제를 푸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학원 선생님께서도 이 부분을 알고 계셔서 따로 보충 수업을 진행해 주고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아이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해는 잘하는데 문제를 읽고 생각하고 계산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오래 걸립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여러 번 검토하는 습관도 있습니다.
찾아보니 이런 성향의 아이들은 완벽주의 성향이나 깊게 생각하는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바로 답을 쓰기보다는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보고, 혹시 틀린 부분은 없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적 자체보다 시험 시간 부족으로 인해 점수를 잃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변화에 대한 저항도 더 커진 것 같았습니다. 외출 준비를 하라고 하면 바로 움직이지 못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끝내야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행동 전환 자체를 어려워하는 성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말하기보다 한 단계씩 나누어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준비해" 대신 "양치 먼저 하자", "가방 챙기자"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느린 아이의 성향은 단점일까? ai시대에는 강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느린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답답함을 느끼고 재촉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를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느린 성향이 반드시 단점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첫째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습니다. 혼자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잘했습니다. 최근에는 AI 캐릭터 플랫폼과 제페토, 유니티 같은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이며 스스로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빠르게 결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하나에 몰입하면 몇 시간씩 집중하는 힘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AI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는 단순히 빠른 사람보다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콘텐츠 제작, 디자인, 캐릭터 제작, 글쓰기, 예술 분야처럼 오랜 시간 몰입하고 상상력을 활용하는 영역에서는 오히려 이런 성향이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생활 속 기본적인 속도는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간을 정해두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거나, 행동 순서를 나누어 연습하는 방법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는 느려서 안 돼"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저는 하루에 몇 번씩 잔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왜 이렇게 느려?"라고 화내기보다는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답답함과 걱정 사이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아이의 속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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