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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뭘 좋아할까? 뭘 잘할까?’

    저도 아이 셋을 키우면서 자주 하는 생각인데요. 특히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공부뿐 아니라 운동, 음악, 미술 등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8살 둘째 딸의 합창 공연을 보면서 저도 처음으로 ‘우리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나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8살 딸의 합창 공연에서 발견한 아이의 재능

    둘째가 다니는 음악학원에서 동네 행사 무대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음악학원뿐 아니라 태권도, 합기도, 무용 등 동네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그동안 연습한 것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둘째는 음악학원 친구들과 함께 합창 공연을 했습니다. 평소 집에서도 노래를 자주 부르기는 했지만 저는 그저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사실 엄마와 아빠 모두 노래를 특별히 잘하는 편이 아니라 아이에게 음악적인 재능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별로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음악학원 선생님께서 평소 둘째에게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음감이 좋고 고음도 잘 올라가며 무엇보다 연습을 열심히 한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부모 눈에는 자기 아이가 다 잘해 보이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던 다른 분들도 아이가 노래를 잘한다고 이야기해 주셨고, 여러 사람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아이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아이의 재능은 부모가 먼저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해서 반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만났을 때

    공연을 보고 가장 기뻤던 것은 단순히 아이가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만은 아니었습니다.

    둘째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대에 서는 것도 좋아하고, 연습하는 것도 크게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음악학원 선생님께서는 피아노에도 소질이 있어 꾸준히 배우면 잘할 것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이에게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찾고 싶다면 결과만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평소 생활에서 이런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자주 하는 것이 있는지
    •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지
    • 연습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지
    • 조금 어려워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지
    • 부모 외의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에게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지

    특히 마지막 부분은 제가 이번에 직접 경험하면서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부모는 아무래도 자기 아이를 주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꾸준히 지도한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잘하는지 이야기해주면 부모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모습을 알게 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재능을 발견했을 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

    둘째는 이제 8살입니다. 지금 노래와 피아노를 좋아한다고 해서 앞으로 음악을 전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잘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서 너무 빨리 진로와 연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아이가 지금 즐거워한다면 조금 더 오래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셋을 키워보니 같은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도 성향이 정말 다릅니다. 좋아하는 놀이도 다르고 잘하는 것도 다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릅니다.

    부모가 먼저 ‘너는 이걸 해야 해’라고 정하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래, 한번 해봐”라고 말해주고 충분히 경험할 시간을 주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합창을 계속하고 피아노도 배우고 다른 활동까지 늘어나면 학원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삼남매를 키우는 집에서는 한 아이의 교육비만 생각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모든 것을 다 시켜주기보다는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꾸준히 하고 싶어 하는 것부터 선택해서 경험하게 해주려고 합니다.

    아이의 재능보다 먼저 발견하고 싶은 것

    이번 공연에서 둘째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참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오래 남은 것은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보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어쩌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아이의 재능을 빨리 찾아내는 것보다 아이가 무엇을 할 때 즐거워하는지 발견하는 것이 먼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해서 계속하다 보면 실력이 따라올 수도 있고, 하다가 다른 관심사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아이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 년 뒤 둘째가 음악을 계속 좋아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도 8살의 어느 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가 있었고 무대 아래에서 그 모습을 보며 대견해했던 가족이 있었다는 것은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아이의 미래를 먼저 결정하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조금 더 해볼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의 재능을 찾는 시작은 거창한 검사가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지 가만히 지켜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및 참고

    본 글은 8살 자녀의 합창 공연과 음악학원 활동을 지켜본 실제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아이의 적성이나 재능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특정 활동이나 진로를 권유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