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올여름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이 인구 1,000명당 26.7명으로, 5월 말 대비 17.8배 급증했습니다. 저도 바로 이 시기에 셋째가 어린이집에서 수족구를 옮아 왔고, 39.4도 고열에 손가락 수포까지 겪으면서 "수족구도 이렇게 심할 수 있구나"를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이번 여름, 수족구가 유독 빠르게 퍼지는 이유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이 원인인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병입니다. 장바이러스란 주로 소화기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군으로,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A5, A6, A10형, B2, B5형 등 여러 종류가 수족구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수족구는 하나의 바이러스가 아니라 여러 바이러스가 일으킬 수 있는 병이라, 한 번 앓았다고 면역이 완전히 생기지 않습니다. 감기가 매년 걸리는 것처럼,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면 재감염도 가능합니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수족구병은 매년 5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6~9월 사이에 유행하는 계절성 감염병입니다. 올해는 그 증가 속도가 특히 빨랐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수족구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 셋째가 열이 났을 때, 저는 이미 "이건 수족구겠구나" 직감했습니다. 아이들이 모이는 공간에서는 감염자의 대변, 침, 콧물, 수포의 진물 같은 분비물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바이러스는 문손잡이나 장난감 표면에서도 장시간 생존할 수 있어, 손을 씻지 않은 채 물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전파가 일어납니다.

    성인도 안심하기 이른 게, 이 바이러스는 소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인 감염 시에는 증상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거나 발진이 비정형적으로 나타나 수족구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아이와 밀접 접촉하고 있다면,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주의가 필요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39.4도 고열, 오한인지 경련인지 판단이 안 됐습니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은 손, 발, 입안의 수포성 발진(물집과 궤양)입니다. 수포성 발진이란 피부나 점막에 액체가 찬 작은 물집이 생기는 형태의 발진으로, 특히 연구개 점막, 즉 목젖 주변의 입천장 부위에 궤양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아이들이 "입안이 맵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이 통증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가장 무서웠던 건 발진보다 열이었습니다. 어린이집 점심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동안 체온이 39.4도까지 올랐고, 아이는 몸을 벌벌 떨며 "몸이 이상하다"고 울었습니다. 솔직히 그 순간은 경련이 아닌가 싶어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고열 시 나타나는 오한과 열성경련은 겉으로 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구분이 필요합니다. 오한이란 체온이 빠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몸이 스스로 열을 내기 위해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는 반응으로, 아이가 울거나 말을 하는 등 의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열성경련은 의식이 흐려지고, 불러도 반응하지 않으며, 몸이 뻣뻣해지거나 팔다리가 규칙적으로 떨리는 양상을 보입니다. 저희 셋째는 떨면서도 울고 말을 했기 때문에 오한에 가까웠지만, 집에서 부모가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래 상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 한쪽 팔다리만 떨리는 경우
    • 경련 후에도 아이가 멍하고 반응이 없는 경우
    • 6개월 미만 영아에서 발열이 나타나는 경우
    • 이틀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수분 섭취가 전혀 안 되는 경우

    수족구는 대부분 자연 회복되는 병이지만, 극히 드물게 엔테로바이러스 71형 감염 시 신경계 합병증이나 신경원성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경원성 폐부종이란 뇌신경계 이상으로 폐에 액체가 차는 중증 합병증으로, 치명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족구는 가볍게 지나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절대 집에서만 버티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감염병 포털).

    열 잡힌 뒤에도 챙겨야 할 것들, 등원 기준까지

    해열 이후에도 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셋째는 해열제를 먹인 뒤에도 새벽에 열이 다시 올랐고, 입안 물집 때문에 먹는 것을 완전히 거부했습니다. 수족구 회복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탈수입니다. 탈수란 몸속 수분이 필요량보다 부족해지는 상태로, 소변량이 급격히 줄거나 입술이 마르고 아이가 축 처진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입안이 아플 때는 억지로 밥을 먹이려 하기보다 차갑고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낫습니다. 신맛 강한 주스나 자극적인 음식은 궤양 부위를 더 자극할 수 있어 피했습니다. 손가락 수포는 첫째, 둘째 때보다 훨씬 크게 잡혀서 걱정됐는데, 억지로 터뜨리면 세균 감염 위험이 생기므로 그냥 두고 손만 깨끗하게 씻기고 손톱을 짧게 잘라주는 것으로 관리했습니다.

    수족구병은 제4급 법정감염병으로, 집단 내 전파 위험이 있어 등원 중지가 권장됩니다. 제4급 감염병이란 발생 현황을 감시하고 유행 시 방역 조치가 필요한 감염병 분류로, 학교나 어린이집 같은 집단 시설에서는 환자 발생 시 즉시 보고하고 격리해야 합니다. 전염력이 가장 강한 시기는 발병 첫 1주일이고, 대변을 통해서는 수 주간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어 화장실 사용 후 손 씻기가 특히 중요합니다.

    등원 재개 시점을 두고 부모들 사이에서 "열만 없으면 보내도 된다"는 말도 있고, "입안 물집이 다 나아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열이 내렸더라도 아이가 밥을 먹지 못하고 입안 통증으로 힘들어한다면 단체 생활은 무리이고, 다른 아이들에게 전파될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수족구는 며칠이면 낫는 병이라고들 하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마다 경과가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고열과 큰 수포를 경험하기 전까지는 저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체온 숫자보다 반응과 수분 섭취 상태를 함께 보는 것, 그리고 의심스러우면 일단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판단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 상태에 따라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kdca.go.kr/kdca/2847/subview.do?enc=Zm5jdDF8QEB8JTJGYmJzJTJGa2RjYSUyRjQxJTJGMzExMzI3JTJGYXJ0Y2xWaWV3LmRvJT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