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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들도 얼마 전 왁뿌볼을 한 번 사서 가지고 놀았어요. 손으로 꾹꾹 누르다가 겉 부분을 깨뜨리는 느낌이 재미있는지 생각보다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한 번 가지고 놀고 끝날 줄 알았는데 다 놀고 나서도 또 사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왁뿌볼과 말랑이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보고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오래 만지는 장난감이고 저희 집에서도 실제로 사본 제품이다 보니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더라고요.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왁뿌볼 8개와 말랑이 7개, 총 15개 제품을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왁뿌볼 8개 모두에서 MIT와 CMIT가 검출됐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또 사달라고 할 때 앞으로는 사주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시중의 모든 왁뿌볼이 위험하다는 뜻인지, 부모가 구입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공식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정리해봤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확인
왁뿌볼 유해물질 검출, 조사한 8개 제품에서 MIT·CMIT 확인

한국소비자원은 2026년 9월 23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촉감 완구 15개 제품의 안전성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왁뿌볼 8개와 말랑이 7개였습니다.
왁뿌볼은 말랑한 내용물을 왁스로 감싸 손으로 누르거나 깨뜨리면서 촉감과 소리를 즐기는 제품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아서 저희 아이들도 한번 가지고 놀기 시작하니 꽤 오랫동안 만지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조사한 왁뿌볼 8개 제품 모두에서 MIT와 CMIT가 검출됐습니다. MIT는 메틸이소티아졸리논, CMIT는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이라는 보존제 성분입니다. 미생물의 증식을 막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인데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이나 안구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며 국내 어린이용 완구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8개 제품 가운데 1개에서는 붕소 용출량도 국내 어린이용 완구 허용기준을 1.3배 초과했습니다. '용출량'이란 제품 속 특정 물질이 침이나 물 등에 닿았을 때 밖으로 녹아 나올 수 있는 양을 말합니다.
말랑이도 안심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조사한 말랑이 7개 가운데 1개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0.66% 검출됐습니다. 국내 어린이용 완구 허용기준인 0.1% 이하와 비교하면 6.6배 수준입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질군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주의보
그런데 왜 '14세 이상'이라고 적혀 있었을까?

이번 내용을 처음 보면 '어린이 장난감에서 금지된 물질이 나왔는데 어떻게 판매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내용을 자세히 보면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조사 대상 15개 제품 가운데 14개 제품의 사용연령이 '14세 이상'으로 표시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어린이제품은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도록 제작된 제품을 의미하며, 어린이용 완구에는 관련 안전기준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 제품 대부분은 사용연령이 14세 이상으로 표시돼 있어 어린이용 완구의 안전기준을 직접 적용받는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왁뿌볼과 말랑이를 실제 어린이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국내 어린이용 완구 안전기준을 준용해 시험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보고 '판매되는 모든 왁뿌볼과 말랑이가 안전기준을 위반했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오히려 눈에 들어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양이나 상품 사진만 보고 구입하면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제품에는 '14세 이상'이라고 적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표시사항 문제도 확인됐습니다. 조사 대상 15개 가운데 8개 제품은 모델명, 제조연월, 수입자명, 연락처, 사용연령 등의 일반 표시사항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제품에는 고온·화기 주의나 섭취 주의 문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 장난감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때는 사용연령과 함께 KC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KC는 국가통합인증 표시로, 어린이제품 등 안전관리 대상 제품이 관련 안전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제품에 표시된 인증번호가 있다면 제품안전정보센터 Safety Korea에서 직접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Safety Korea 제품 인증정보 검색
아이가 왁뿌볼 또 사달라고 한다면 확인할 것

저희 아이들도 왁뿌볼을 정말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를 봤다고 해서 모든 왁뿌볼과 말랑이를 무조건 위험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이번 조사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제품을 조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또 사달라고 한다면 예전처럼 디자인이나 가격만 보고 바로 주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우선 제품의 사용연령을 보고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하고, KC 표시와 인증번호, 제조자 또는 수입자 정보, 주의사항이 제대로 적혀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특히 말랑이는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말랑이 7개 제품을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결과 4개 제품이 최소 25초에서 최대 2분 30초 사이에 파열됐습니다. 가열 직후 표면온도도 최소 70℃에서 최대 171.2℃까지 올라갔습니다.
실제로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는 말랑이를 전자레인지에 데웠다가 화상을 입은 사례도 접수됐습니다. CISS는 제품이나 시설을 이용하다 발생한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입니다. 말랑이를 더 부드럽게 만들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뜨거운 물에 임의로 가열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집에 가지고 있는 왁뿌볼이나 말랑이가 있다면 제품 포장이나 온라인 구매내역을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품명과 사용연령, KC 표시, 제조·수입자 정보를 살펴보고 인증번호가 있다면 Safety Korea에서 검색해볼 수 있습니다.
제품이 찢어져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거나 손에 묻는 상태라면 계속 가지고 놀게 하기보다는 사용을 중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어린 동생이 있는 집이라면 바닥에 떨어진 제품을 입에 넣지 않도록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왁뿌볼을 한번 해보고 너무 재미있었는지 또 사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이 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무조건 못 사게 하는 것보다는 다음에 구입한다면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맞는지'부터 조금 더 꼼꼼하게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요즘은 SNS나 영상에서 유행한 장난감을 아이들이 먼저 알고 사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가 모든 성분명을 외우고 있을 수는 없지만 사용연령, KC 표시, 제조·수입자 정보 정도만 한 번 더 확인해도 제품을 고르는 기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왁뿌볼 조사 결과를 보면서 저 역시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구입하기보다 포장지의 작은 글씨부터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말랑이·왁뿌볼 등 일부 촉감 완구 제품에서 유해물질 검출」, 2026.09.23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주의보 바로가기
제품안전정보센터 Safety Korea, 제품 인증정보 검색
Safety Korea 인증정보 검색 바로가기
제품안전정보센터 Safety Korea, 어린이제품 안전관리제도
어린이제품 안전관리제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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