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울어도 달래줄 기운이 없어서 그냥 밥을 먹어본 적 있으신지요. 저는 있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어느 날부터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숨막히게 느껴지는 날이 생겼고, 문득 '나 지금 번아웃이 온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매 순간 지쳐버릴 수 있다는 것, 그 감정이 나쁜 엄마의 증거가 아니라는 것을 이 글에서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번아웃 원인 — 엄마만 이 여섯 가지를 한꺼번에 짊어진다번아웃(Burnout)이라는 용어는 1972년 미국 의사 프로이덴버거가 의료진의 탈진 현상을 설명하며 처음 사용했습니다. 쉽게 말해 오랜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은 끝에 신체적·정서적으로 완전히 고갈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후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말라크 교수가 수십 년의 연구를 통해..
오늘 아침에도 아이가 화장하고 나가는 걸 보면서 한마디 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작된 이 갈등이 벌써 반년째입니다. 일반적으로 "조금 지나면 관심이 줄어든다"고들 하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전문적으로 바뀌고 있거든요. 아이의 얼굴에 생기는 트러블을 보면서 그냥 둬도 되는 건지, 아니면 지금 제대로 개입해야 하는 건지 요즘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사춘기 화장, 이제는 일상이 된 문화일반적으로 화장은 고등학생쯤 되면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옛날이야기입니다. 저희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또래 아이들이 틴트를 바르고 다닌다는 걸 알았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를 보면 현실..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모르는 부모가 있을까요. 저도 머리로는 다 압니다. 그런데 셋을 키우다 보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 매일 깊은 골이 생깁니다. 이누이트 부모들은 수천 년간 단 한 번도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졌거든요.화내지 않고 육아하기 힘든 이유. 감정조절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게 단순히 인내심 부족 때문일까요. 제가 겪어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현대 육아는 정보 과잉(information overload)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서 정보 과잉이란, 쏟아지는 육아 콘텐츠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걸러내지 못한 채 모든 정보를 다 실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태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올 때, 우리는 보통 "더 의지를 불태워야지"라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그 다짐이 오히려 문제의 원인이라면 어떨까요. 저도 두 달 넘게 새벽을 쪼개 가며 달렸는데 애드센스 승인은 계속 반려되고, 아이들은 하루 종일 말을 안 듣고, 혼자 있다가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만큼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건, 문제는 의지의 양이 아니라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였다는 것입니다.자기 동일시, 괴로움의 진짜 진원지"애드센스가 또 반려됐어. 나는 역시 안 되는 사람인가 봐." 저도 이런 생각을 꽤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반려'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과 '나'를 하나로 묶어버리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동..
수도권에서 차로 1~2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계곡이 열 곳이 넘습니다. 작년에 아이들 손잡고 처음 계곡을 찾았을 때, 솔직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물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같은 곳만 갈 수는 없어서 올해는 좀 더 발품을 팔아 정보를 모아봤고, 그 결과물을 여기에 정리했습니다.작년 용문산에서 깨달은 것 — 아이 동반 계곡의 기준작년 여름, 친정집이 가평 쪽이라 양평 용문산 관광단지에 들렀습니다. 주차장에서 용문사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옆으로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데,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마자 "차갑다!"를 외치며 웃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건, 수심이 얕고 바닥이 평평한 구간 하나가 아이 동반 계곡 여행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이었습니다.용문산 관광단지는 입장료가 있지만 장애인 ..
아이가 책을 꽤 읽는 편인데도 막상 글을 쓰거나 문제를 풀 때 단어 하나에서 막히는 경우, 저도 첫째를 키우면서 여러 번 겪었습니다. 어휘력은 단순히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글 안에서 그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읽어내는 힘입니다. 이 글에서는 독서 습관을 갖춘 아이도 왜 어휘력이 부족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가 실제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찾은 방향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독서를 해도 어휘력이 안 느는 이유첫째가 초등학교 때는 좋아하는 시리즈를 같은 책을 세 번씩 읽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중학교에 올라가자마자 비문학 교재에서 단어 하나에 발이 묶이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냥 사춘기 탓이려니 했는데, 들여다보니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아이가 읽어온 책들이 대부분 소설이나 판타지 장르였습니..